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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뮤비에 향 담기

[좀 더 여자향수] 룸 1015 체리펑크 - 로제와 브루노의 APT.

by oboralala 2025. 1. 11.

로제와 브루노마스의 APT. 뮤비 속 한장면
로제와 브루노마스의 APT. 뮤비 속 한장면

 

처음 이 곡이 공개되고 나서 뮤비를 보는데 펑키한 핑크색 조명 아래 가죽 자켓을 입은 로제와 브루노마스를 보고 바로 떠오른 향수가 하나 있었다. 바로 Room 1015의 '체리 펑크'이다. 작년, 호주 멜버른에 있을 때 자주 가던 향수 편집샵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한창 꽃혀서 살까말까 고민하던 향수였는데 잊고 지내다 이 뮤비를 보자마자 체리펑크가 딱 떠올랐다.

 

룸 1015 체리펑크의 공식 이미지
룸1015 체리 펑크의 공식 이미지

 

향수가 지향하는 이미지는 이렇듯 좀 더 검붉은, 뇌세적인 느낌인데 생각보다 향은 그렇게 유혹적이지는 않다. 검붉은 체리보다는 새콤함이 빠진 체리사탕향이 더 어울린다. 투시팝이라고 작은 막대 사탕인데 안에 초코릿 카라멜이 들어가 있는 캔디가 있는데, 카라멜을 감싸고 있는 체리사탕의 느낌이다. 생과일의 체리보단 체리 사탕이 떠오르는 이유는 향이 무언가에 코팅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인데, 베이스의 통카빈이 부드럽게 감싸주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룸1015 체리펑크의 노트 구성은 이렇다.

[출처] 프래그런티카

 

탑: 체리, 샤프란, 시추안 페퍼 (산초)

미들: 바이올렛, 미모사, 자스민

베이스: 레더, 통카빈, 파출리

 

이 향수는 탑에서 딱 느껴지는 향 이후, 미들로 변화하는 시간이 꽤 빠른 편이고 트레일 변화도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는 편이다. 첫 분사후 느껴지는 향은 정말 '체리' 그 자체이다. 위에 써 놓았듯이 이때 느껴지는 체리는 새콤함이 빠진 체리향이다. 체리와 함께 샤프란의 향도 바로 느껴지는데, 이때 샤프란의 향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바로 내려놓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샤프란 덕에 이 체리 향수가 뻔하지 않게 전개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 샤프란은 조금 레더리한 향조로 받아들여지는데, 그래서인지 샤프란의 터치로 인해 이 향수가 조금 더 반항적인, 자유로운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 향수의 탑은 생각보다 일찍 날아가고, 바로 뭉근한 플로럴 향이 올라온다. 하지만 미들 노트에 쓰여 있는 세가지 향이 모두 뚜렷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바이올렛 향이 주가 되고 미모사와 자스민이 살짝 고개를 내미는 정도의 향이 느껴진다. 미들과 베이스가 나뉘어 느껴지기 보단 이 시점부턴 베이스의 가죽향, 패출리 향이 존재감을 크게 보인다. 그래서 이 때의 트레일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탑-미들의 향을 좋아하던 사람은 이 시점에서의 가죽과 패출리의 향에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생각보다 가죽과 패출리가 공격적으로 드러나서 처음 체리의 향은 이제 조연이 되어버린다. 근데 이 가죽이 엄청 거칠고 무거운 느낌은 아니고, 패출리도 스파이시한 느낌보단 뭉근한 코코아 느낌으로 올라온다.

 

 

브루노와 로제의 APT. 뮤비에 나오는 브루노 마스와 로제의 모습이 정말 딱 이 향수의 느낌과 흡사하다. 자유롭고 편해보이는 모션과 너무 차려입은 레더가 아닌 툭 걸친 레더 자켓과 미니 스커트, 스터드가 크게 박힌 벨트와 포인트 컬러로 키치함을 더한 코디. 배경의 핫핑크 색도 영향을 준 것 같기도 하다. 술 냄새가 슬쩍 나는 가사도 체리 펑크의 팝한 느낌과 어울린다. 체리와 플로럴 향조가 들어갔지만 레더, 패출리, 샤프란의 향조도 있기에 이 향수가 어떤 특별 성별에 치우쳐 있단 느낌은 못 받았다. 그치만 10대나 20대 극초반이 뿌리기에는 향이 너무 성숙한 편이고, 20대 초중반부터 30대 정도까지가 어울릴 것 같다. 계절감을 따지자면 봄 여름보단 가을 겨울이 어울린다.  이미지로는 히피펌을 자글자글하게 하거나 레이어드를 과감하게 낸 헤어, 뻔하지만 가죽자켓 코디, 퍼스널 컬러로 따지면 겨울 쿨톤이 어울릴 듯 싶다. 우리나라 연예인으로 따지면 여자는 배우 한소희, 남자는 배우 이종원이 어울린다. 연말조이의 느낌도 정말 이 향수에 딱이다. 평소의 상큼한 느낌보단 딱 밑의 이미지처럼 연말조이일때의 느낌이 고혹적이면서 살짝 통통튀기도 하는게 딱이다.

 

체리펑크의 이미지를 지닌 여자 연예인 - 좌 한소희, 우 조이
체리펑크의 이미지를 지닌 남자연예인 - 이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