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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모든 장면에 향 담기

[좀 더 여자향수] 돌체 앤 가바나 라이트 블루 - 유지원의 '첫사랑, 여름'

by oboralala 2025. 8. 22.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한 장면, 최우식과 김다미가 마주보고 있다.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한 장면

 

후덥지근한 교실의 여름과 절정의 여름,

레몬 향이 넘실거리는 첫사랑의 맛이 나

햇살을 받아 연한 갈색으로 빛나던 네 머리카락.

돌아갈 수는 없어도 펼치면 어제처럼 생생한,

낡은 머릿속에서 돌아가는 단편 필름들

 

열아, 밖에서 차 덜컹거리는 소리 안들려? 하는 네 물음이

열기에 뭉그러져 이방인의 언어처럼 들리던 때

(아냐, 사실 그거 내 심장 소리야 너를 보면 자꾸 덜컹거려

이제 막 뚜껑을 딴 탄산음료처럼 부글거리고 자꾸 톡톡 터지려고 해)

솔직해지기는 부끄러워 그렇네 간단히 대답하고 말았던 기억

 

말미암아 절정의 청춘, 화성에서도 사랑해는 여전히 사랑해인지

밤이면 얇은 여름 이불을 뒤집어쓴 채 네 생각을 하다가도

열기에 부드러운 네가 녹아 흐를까 노심초사하며,

화성인이 사랑을 묻거든 네 이름을 불러야지 마음 먹었다가도

음절마저 황홀한 석 자를 앗아가면 어쩌지 고민하던

 

그러니 따끔한 첫사랑의 유사어는 샛노란 여름

 

2018 제 26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중등부 시 부문 동상 수상작
<첫사랑, 여름> - 유지원 (서울동국대사대부중2)

 

 

이 시를 처음 읽고 이게 중학생이 쓴 거라고?하면서 놀랬던 기억이 있다.

시만 읽고도 그 화창한 여름 날의 온도, 습도가 느껴질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다.

'햇살을 받아 연할 갈색으로 빛나던 네 머리카락'이란 표현이 너무 직설적인데, 

그만큼 그 대상을 눈에 꼭 담은 게 느껴져 더 진심으로 와 닿는다.

 

이 시를 읽으면서 떠오른 향수는 돌체 앤 가바나의 '라이트 블루'다.

중학생이 쓴 시라는 걸 알고 봐서 그런지, 문학적인 표현들 사이에서도 예쁜 순수함이 너무 보였다.

순수하고 맑은 향, 그리고 학생들이 쓸 법한 향수를 생각해보니, 패션 향수 중에서도 라이트 블루가 제격이어 보였다.

 

돌체앤가바나 라이트블루 향수 이미지돌체앤가바나 라이트 블루 향조구성표
돌체 앤 가바나 라이트 블루 / [출처] 프래그런티카

 

'레몬 향이 넘실거리는 첫사랑의 맛'

이 시구랑 너무너무 잘 어울리는 향수, 라이트 블루.

클래식한 패션 향수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명작으로 불리는 향수이며

나 역시 여름이 되면 부담없이 찾아 뿌리곤 하는 향수이다.

 

첫 분사에 아주 새콤한 레몬 향이 번지며, 상큼하고 프레시한 청사과 향이 같이 난다.

그 새콤상큼함은 미들로 가면서 옅어지기 시작하며, 부드러운 꽃 향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미들에서는 자스민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밤부(대나무)와 벨플라워 덕에 약간의 물기를 머금은 자스민 향이 난다. 

장미향은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기보단, 자스민을 뒷받쳐주는 느낌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 장미향이 빨갛거나 핑크빛이 아닌 순수하고 맑은 하얀 장미향이다.

이 플로럴함이 드러날 때부터 향의 온도감이 확 따뜻해진다.

 

이렇게 따뜻한 플로럴 ~ 약간의 시트러스가 느껴지다 잔향은 시더우드와 머스크로

담백하고 부드럽게 남는다. 아무래도 미지근한 온도감의 향수라, 너무 더운 한여름엔 무리고 초여름 혹은 늦여름에 어울리는 향이다.

플로럴함이 강하더라도 크게 달지는 않아, 남녀공용으로 쓰기에도 무리 없고 10대부터 남녀공용 봄, 여름 향수로 추천한다.

 

그려지는 이미지는 아주 순수한, 하얀 피부를 가진 남자와 여자가 떠오르며

수수한 옷차림에 화장기도 적은 얼굴이 생각난다. 빳빳한 하얀셔츠에 청바지나 하얀 기본 티셔츠에 청바지!

여자 연예인으로는 김다미, 남자 연예인으로는 최우식이 떠오른다. 

 

돌체 앤 가바나 라이트블루가 떠오르는 여자 연예인, 김다미
돌체 앤 가바나 라이트블루가 떠오르는 남자 연예인, 최우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