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지러울 난(亂), 봄 춘(春).
새로운 시작, 셀렘, 사랑의 키워드를 내거는 봄이지만,
'spring peak', 역설적이게도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절이라 한다.
봄은 한없는 따뜻함으로 만물을 다시 시작하게 하지만
이 따뜻함은 우리를 나른하게 하고 때로는 무력하게 만든다.
그러다 보면 사방에 생동하는 희망이 도리어 버겁게 느껴진다.
겨우내의 추위를 아등바등 견뎌내며 기진맥진한 누군가에겐 도리어 그보다 더 가혹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계절, 봄.
사랑만을 외치는 봄 캐롤 사이에서, 이 노래는 소외된 자들에게 묵묵한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봄이라고 항상 싱그러울 필요가 있을까, 우린 우리의 빛깔로 이 계절을 맞자.
"그대 나의 작은 심장에 귀 기울일 때에
입을 꼭 맞추어 내 숨을 가져가도 돼요"
'쿵쿵'
짧은 드럼소리로 시작되는 이 노래의 첫 가사다.
심장에 귀를 대어, 소리를 확인하고 입을 맞추어 숨을 불어주는 것,
심폐소생술의 모습을 그려낸 가사인 것이다.
따라서 노래에 계속 등장하는 '쿵쿵' 소리는 심장소리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저무는 아침에 속삭이는 숨
영롱한 달빛에 괴롭히는 꿈
네 눈을 닮은 사랑, 그 안에 지는 계절
파도보다 더 거칠게 내리치는"
'일어나는' 아침이 아닌 '저무는' 아침,
'영롱한'이라는 긍정적 단어에 대비되는 '괴롭히는'이라는 표현.
달빛을 아름답게 바라보지 못하고, 그저 나의 잠을 방해하는 불빛으로 인식하고
모두가 잠에 드는 시간에 뜬눈으로 지새며, 아침이 되어서야 눈을 감는다.
"오 그대여 부서지지마
바람새는 창틀에 넌 추워지지마
이리와 나를 꼭 안자
오늘을 살아내고 우리 내일로 가자"
창이 없어 세게 들이부는 바람도 아닌, 창틀이 흔들릴정도로 강한 바람도 아닌,
바람 새는 창틀에 추워지지 말라고 한다. 이 가사와 사진에서의 돌멩이를 같이 놓고 해석해보자.
사진에선 그리 크지 않은 돌멩이가 목 뒤를 누르고 있다.
깔려 죽을만큼 큰 돌멩이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주인공은 짓눌려 있는 모습이다.
바람 역시 아주 세찬 바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추워하는 모습이다.
돌멩이와 바람, 모두 각자의 고민 혹은 아픔, 슬픔을 의미하는 것이겠다.
타인이 보기엔 너무 작고 사소해보일지라도, 저 자신에겐 삶을 짓누를만큼 아픈 것.
그럼에도 새소년은 돌멩이를 안는다. 아주 소중한 아이처럼.
"내가 너의 작은 심장에 귀 기울일 때에
입을 꼭 맞추어 어제에 도착했습니다"
타인이 손을 내밀어도, 끝내 대신 아파해줄 수는 없는 나의 것.
결국 나 자신이 감내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하는데, 그 길에 상대가 해줄수 있는 일은 내일을 속삭이며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
죽어가는 너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네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는 어제로 향하게 하는 것.
오늘을 살아내고 내일로 가자.

앨범에서의 노란색의 비중이 커서인지,
이 노래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따뜻한 햇살이 떠오르며 이 향수가 생각났다.
이 향은 온화한 향 그 자체다.
코랄빛 노을이 지는 풍경이 그려지는 향이랄까

만다린과 베르가못의 상큼함으로 시작하고, 릴오벨과 바다내음 노트의 조화로 물기 있는 꽃 향이 뒤이어 난다.
이 부분 덕에 난초(오키드)와 일랑일랑이 있음에도 크게 느끼하거나 울렁이지 않고 청초한 느낌을 내는 듯하다.
일랑일랑이 들어간 향수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향수는 담백하고 향긋하니 봄이면 찾아뿌리게 된다.
신기하게 노트에는 등나무가 존재하지 않는데, 이 향수를 맡아본 사람들은 등나무 향이 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아무래도 약간의 쿰쿰함과(아마도 일랑일랑 때문일 것) 달콤함(아마도 오키드), 촉촉함(목련과 릴오벨)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잔향은 아주 포근하게 머스크와 샌달우드 향으로 남는다.
여기서의 샌달우드도 전혀 느끼하거나 톡쏘게 남지 않고, 샌달우드향 비누로 씻고 나온 것처럼 아주 부드럽게 남는다.
베이스에서의 진저도 크게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않고, 이 모든 향조가 느끼하게 발향되지 않게 킥이 되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 향수는 봄에 가장 잘 어울리지만, 너무 더운 한여름만 빼면 사계절 모두 어울리는 향이다.
나이대도 10대부터 전연령이 어울릴 향이며, 온화한 이미지의 여성분이 가장 잘 어울리지만, 남여공용으로 써도 너무 좋을 향이다.
차분하고 온화한 성격을 지닌 사람이 떠오르며, 호탕하게 웃는 사람보단 밝은 미소를 짓는 사람이 그려진다.
굳이 따지자면 강아지상, 봄 웜톤의 사람이 잘 어울릴 것 같으며, 여자 연예인으로는 이연희, 남자 연예인으로는 장동윤이 떠오른다.






'우리의 모든 장면에 향 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여자 향수] 겔랑 그라나다 샐비어 -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2) | 2025.08.28 |
|---|---|
| [좀 더 여자향수] 돌체 앤 가바나 라이트 블루 - 유지원의 '첫사랑, 여름' (3) | 2025.08.22 |